‘삼성이 없는 나라’ 일본 여행 후 느낀점들


일본. 가까우면서도 참 먼 나라다. 일본 여행 후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어쩌면 매우 주관적인 서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느낌’이라는 것은 항상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냥 재미를 느끼며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보자.



공항에서 막 내렸을 때

탈취제 냄새? 다다미 냄새? 지푸라기 냄새? 가 났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특유의 냄새가 있다.



기대했던 라멘

짜다! 정말 짜다! 소금을 뿌리는 건지, 간장을 들이부은 건지. 먹을 건 라멘 속에 있는 고깃덩어리들 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음식들은 짜거나 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의외의 튀김

튀김은 우리나라보다 한 차원을 넘은 느낌이다. 튀김옷을 (일본인들은 보통 ‘튀김꽃’이라고 부르던) 최대한 얇게 만들면서 바삭바삭한 식감이 나는 게 특징.



녹차의 나라?

녹차음료가 굉장히 많다. 페트병이든 캔이든 종류가 많아서 좀 놀랐다. 일종의 물처럼 마시는 듯. (뭐, 사실, 일본이야 워낙 ‘상업적’으로 발전해서 뭐든 가짓수도 많고, 품질도 좋다)



저알콜 과일음료 호로요이

녹차 얘기 나온 김에 술 얘기. 우리나라는 최근에야 부라더소다나 이슬톡톡 등 저알콜 소주가 히트를 쳤지만, 호로요이는 일본에서 꽤 오래전부터 인기 있던 저알콜음료다. 한국에서도 입소문 타서 한동안 부산 국제시장에서 보따리상들이 팔기도 했다는 듯.



야키소바

왜 일본 애니에서 맨날 야키소바 야키소바 하는지 알 것같이 맛있다.



볼 터치가 과한 일본 여자들

일본에서 유행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본 여자들은 죄다 볼이 빨갛게 화장을 하는 듯 하다ㅡㅡ



한국어 방송, 안나온다

지하철 타는 데 한국어 음성 지원 안 합니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ㅡㅡ



좌측통행? 그런데 우측도 통행?

기본적으로 좌측통행이라 처음 가면 기분이 좀 이상하다. 도쿄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보통 좌측통행이다가, 오사카나 교토는 또 우측통행이다. 굉장히 혼란스럽다. (참고로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는 에스컬레이터 수명이나 안전성에 무리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두 줄로 타는 게 맞다. 최근에는 그렇게 홍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지하철과 철도

일단 한국보다 덜컹거림이 적어서 놀랐다. 그런데 자살 시도하는 사람이 꽤 많아서 연착 당한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리고 신칸센은 거의 뭐 5분에 한 대씩 출발하는 듯. 굉장히 자주 운행되고 편리하다.



철길 건널목

일본 애니나 드라마 보다 보면 “딩딩딩딩딩딩딩” 하면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이런 철도길이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편이다.



평평한 보도블럭

우리나라는 매일같이 갈아엎고(최근에는 논란이 돼서 많이 없어졌다지만) 울퉁불퉁하며 페이고 벌어진 보도블럭인데, 일본은 정말 짜임새 있고 깔끔하고 평평하고 심지어 아름다운 그림까지 박아놓는(그러면서도 깔끔하고 어울리는) 보도블럭들이 많다.



삼성이 없다.

일본이야 뭐 소니, 샤프, 캐논, 도시바, 닉콘, 파나소닉, 올림푸스 등등 전자회사 천지고 유명하긴 했지만, 정말 삼성은 망했나 싶을 정도로 삼성제품 찾기 힘들다. 핸드폰 시장은 이미 아이폰이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그 나머지도 소니, 샤프 등이 나눠먹는 처지. 티비는 말할 것도 없다. 보이지도 않음. 언제 기사 봐보니까 삼성TV는 일본에서 0%대 점유율이라고 한다.



간간히 보이는 올드카

일본에서는 심심치 않게 60~70년대 차가 굴러다니는 걸 볼 수 있다. 관리도 깨끗하게 잘 되어있고 반들반들 광까지 내놨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경차가 많이 보인다.



아시아의 넘버원 제빵사, 쇼콜라티에

베이커리나 디저트 가게가 도심과 외곽 할 것 없이 구석구석 박혀 있다. 게다가 북적북적 사람들이 몰려있는 거 보면 뭔가 굉장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알아본 바로는 프랑스와 맘먹는 제빵기술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으로 제빵유학을 갈 정도라고.





일본 편의점 빵 >>> 우리나라 파***트

일본 편의점 빵은 정말 맛있다. 우리나라에 흔한 ‘그’ 빵집보다도 훨씬 싸고 맛있다. 나는 평소 빵을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일본 들르면 꼭 먹게 되는 게 편의점 빵.



조건반사 수준의 스미마셍(“죄송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스미마셍, 만원 엘레베이터 탈 때도 스미마셍. 이젠 눈만 마주쳐도 스미마셍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책 읽는 민족

일단 서점이 굉장히 많다. 역사 내 서점도 매일 북적북적.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멸망한) 잡지들이 넘쳐난다. (약간 우리나라 1990년대 향수가 올라올 것 같은 느낌도) 그래도 최근에는 지하철에서 핸드폰 보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여전히 작은 문고판을 들고서 독서하는 사람들이 나이 불문하고 꽤 있다.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

섬나라라 그런지 도심인데도 한국에 비해 되게 포근한 느낌이다. 하지만 여름엔...



부가세 별도표시

일본에서는 부가세를 소비세라고 하는 거 같은데, 밥 먹고 계산하려고 보면 가격이 10% 정도 더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메뉴판에 자세히 보면 ‘소비세 별도’ 같은 글씨가 깨알같이 적혀있다. (졸렬) 언젠가 아베가 소비세를 인상해서 저렇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부터 부가세 별도 표시는 불법이다.



물건 하나하나에 퀄리티 있는 게 많다

흔히 ‘싸구려 제품’ 같은 게 덜하다는 느낌. 어떤 자잘자잘한 물건이라도 퀄리티있고 만족도를 높여주는 상품들이 많다. 상업의 최고점에 있는 느낌.



장애인 차별이 덜하다

일본 장애인들은 휠체어 타면서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다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역무원이 도와주고, 그걸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없다.



매뉴얼 문화

회사든, 알바든, 뭐든 죄다 매뉴얼 대로 해야만 하는 일본. 문제는 만약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면 답답해지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물론 매뉴얼이라는 게 원칙을 중시한다는 것도 있지만, 뭔가 매뉴얼이라는 틀에 사람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일본인들의 생활 교통수단, 자전거

일단 우리나라는 자전거길도 적고, 있다 하더라도 (앞서 말했듯이)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한 곳이 많아서 절대 교통용으로 부적합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나 일본은 (보도블록이 평평해서인지) 거리에서 눈만 돌리면 자전거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일상 그 자체랄까.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데다, 심지어 치마 입고 타는 여성분들도 많다는… 히익!



여유가 있다

일단 차 타고 도로를 나가봐도 하루에 한 두 번 클라션 울리는 소리를 듣는 우리나라와 달리, 깜빡이 켜면 길이 저절로 생기고 정지선도 모두 칼같이 지킨다. (여행 3개월 동안 클락션 소리 딱 한 번 들었다)



몸에 밴 친절

일단 편의점이나 백화점 등등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사람 본심은 모르는 거지만) 잔돈을 거슬러 줄 때 양손으로 감싸 쥐면서 주길래, 변태인 줄 알고 처음엔 진짜 깜짝 놀랐다. (이것도 매뉴얼의 영향인가?) 하지만 그런 과도함 때문인지 편의점 알바같은 경우 본인 목소리와는 다른 가성을 써서 되게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남자도 여성 목소리처럼 가성을 쓴다 ㅡㅡ)



나이 서열 문화가 우리보다 덜하다

나이 먹었다고 으스대는 노년들, 오지랖 거는 사람들, 정말 드물다. 회사에서도 그렇다. 이런 건 우리랑 비슷할 줄 알았는데, 완전 딴판이라 당황.



좁은 느낌이 구석구석

아니, 땅덩어리도 우리나라보다 3배 정도 넓은데 뭘 그렇게 미니멀라이즘을 선호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종특일지도) 호텔도 음식점도 화장실도 객실도 최소한의 공간만 쓴다는 느낌. 뭐,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는 기분도.



길고양이들이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길 한복판에 누워 잠자고 있는 고양이들...... 카와이



방송왕국

일본 방송 보면 뭐랄까. 채널이 넘쳐나서 주체할 수 없는 느낌. (특히 알록달록 괴상한 스튜디오에서 하는 쇼 프로들) (근데 우리나라도 종편 허용 안 해줬으면 맨날 공중파끼리 서로 베낀 프로그램이나 보다가 tvN에서 하는 드라마나 가끔 봤을 듯) 그리고 우리나라가 지문 묻은 안경으로 티비를 보는 느낌이라면, 일본은 되게 깨끗하고 반들반들하게 닦아서 보는 느낌이다. 그만큼 화질이 끝내준다. 게다가 채널 수가 워낙 많아서 TV가이드지도 있다고 한다. (사실 이건 TV 채널 수가 많은 미국이나 독일 등도 그렇다.)



분리수거

타는 거/안 타는 것으로 나뉘고, 페트병은 비닐 따로(대체로 비닐이 잘 뜯어진다. 접착제 없이 점선으로 되어 있어서 뜯으면 깔끔하게 뜯김) 뚜껑 따로, 병 따로 버린다. 거기에 분리수거에 대한 안내 책자까지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근데 이게 또 지역마다 다르다고 한다ㅡㅡ)



키가 작다

특히 여자들은 너무 작다. 진짜 다들 150 정도밖에 안 되는 듯. 근데 이상한 게 남자들은 크거나 작거나 다양한 것 같은 느낌. 그래도 화장실 변기나 부엌 높이가 한국보다 낮은 건 확실하다.



과대광고가 없다고 해야 하나

메뉴판에 있는 음식 사진이 그대로 음식으로 나온다고 보면 된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사진만 화려한 우리나라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개독…

아… 되도록 한인촌 주변은 안 가는 게 상책이다. 별의별 종교들이 들러붙고 불쾌할 정도로 전도한다.



치과가 싸다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치과의의 문턱이 낮아서인지, 치과 치료의 경우 대개 싼 경우가 많다. (참고로 치과의(Dentist)는 일반 의사(Doctor)와 다르게 일본에서는 ‘기술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실제 커리큘럼 자체도 치과의와 일반의는 클라스가 다르기 때문에 치과의를 동급 의사라고 봐야할 지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있다. 그래도 돈 잘 버는 우리나라 치과의사를 생각하면 일본 치과의사는 돈을 많이 못 번다니, 우리나라가 특이한 것도 사실)





민폐지양문화에서 흡연은 제외?

의외로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대놓고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인들은 유독 ‘민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담배만은 아닌 듯하다. (유모차 끌면서 담배 피우는 여자도 봤다ㅡㅡ)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마일드 세븐(한국명:메비우스)가 430엔이었으니 일본국민 소득을 생각하면 담뱃값은 싼 편. (아마 이런 영향도 있을 듯)



주택가 골목에 불법주차가 없다

일본의 주택가가 좁지만 아늑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차를 사려면 자신의 차고(주차장)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불법주차가 없는 편이다.



도쿄와 오사카는 다르다

사실 위에 쓴 일본의 국민의식들은 대부분 도쿄를 기준으로 봤다고 보면 된다. 오사카는 완전 다른 나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공공장소에서 떠들고, 무단횡단하고, 길가에 쓰레기 버리고…… 그렇다.



자판기! JAPAN기?!

자판기가 길거리에 차고 넘친다. 한 블록당 최소 한 개의 이상 설치하는 게 의무인가 싶을 정도로 많다. 심지어 어떤 음식점은 밖에서 식권을 자판기로 뽑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동전 쓰는 문화

일단 물건값이 492엔 같이 딱 1엔까지 떨어지는 게 많아서(1엔=10원) 동전 지갑은 필수다. (참고로 일본은 현금만 받는 상점들도 많다) 우리나라로 치면 10원부터 5,000원까지가 일본은 동전이다.



저렴한 물가

일본물가 비싸다는 얘기는 진짜 옛날얘기다. (일본이야 워낙 몇십 년 동안 저성장으로 인플레이션 효과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니) 정말로 우리나라 생활물가는 이미 일본을 뛰어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대중교통비는 일본이 더 비싸다. 그래도 대부분 회사나 알바에서 교통비는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일본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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