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30년’ 아버지의 집 고르는 몇 가지 조언
- 알아두면 유용한/생활팁
- 2017. 2. 25. 07:30
만약 당신이 아파트를 사겠다면
우리나라는 대기업 이름을 내건, 소위 ‘브랜드’ 아파트가 많다. 그러나 평소 잘 알려진 대기업이라고 이름만 믿고 계약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사실 많은 아파트들이 대기업 이름을 내걸고 지어지지만, 그 대기업들이 아파트를 직접 짓는 건 아니다. 어차피 집은 시공사에서 짓는 거고 인부들이 짓는 거라, 대기업 쪽에서 얼마나 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철저하게 ‘감리’ 하느냐에 따라 아파트의 질적 퀄리티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일단 힐스테이트나, e편한세상, 래미안, 자이 정도는 이름값 믿고 계약해도 좋다고 한다. “에이, 거긴 원래부터 비싼 아파트들이잖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미안하지만, 이름값 좀 있고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정말 개떡 같은 대기업 아파트들도 있다. 어떤가. 놀랍지 않은가? 아무리 그래도 대기업인데. 믿기 힘들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아버지는 그 아파트들을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할 아파트’ 라며 낙인찍듯이 말씀하셨는데, 사실 나도 여기서 이름을 밝히긴 곤란하다. 워낙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들이라 소송크리를 맞고 싶진 않다. 미안하다. 그 아파트들은 여전히 대기업답게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짓고 다니고, 아파트 브랜드 또한 우리 모두들 한 번쯤은 들어본 고급아파트 이름이여서 나 역시 뒷통수로 전해오는 충격이 꽤 컸다.
그리고 여러 건설사가 참여하는 재건축 컨소시엄 같은 경우에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져서 감리가 소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라도 단지별로 내부 퀄리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잘 알아보고 사야 된다고.
만약 집을 직접 짓겠다면
사실 건축에 대해 쥐뿔도 모른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이쪽 업계에 잘 알려진 업체에 맡긴다고 해도, 소위 자재를 삥땅 쳐서 부당마진 남기는 짓거리를 하는 게 문제다. 분명 클라이언트는 자재를 좋고 비싼걸로 부탁했는데, 정작 현장에 가보면 엉뚱한 중저가나 싸구려 자재들로 바꿔 넣는다. 그러니 본인이 건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멋진 집을 짓는 건 한 여름밤의 꿈이었던 것 처럼 가슴속에 뭍어두도록 하자. 그런 상태로는 매일 현장에 나가서 감독시늉 해봐야 소용없다. 클라이언트가 눈앞에 있음에도 거리낌없이 싸구려 자제를 바꿔 넣는다. (자재를 삥땅 쳐서 1억 넘게 남겨 먹는 업자들도 있다 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