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리뷰] 봉준호 이름값이 점점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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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솔직히 옥자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 많이 했다. 왜냐면 12시 땡! 하자마자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없어서 굳이 시간들여 후기까지 써야 하는 건가, 하는 의구심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주의 : 약간의 스포가 첨가되어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재연배우 같았던 그들


이 영화를 맛으로 표현하자면, 짜장라면에 물을 너무 많이 부어 끓인 맛, 정도가 되겠다. 이도 저도 아닌 맹탕이다. 일단 극중 캐릭터 대부분이 자아도취가 심해서, 중2병스러운 유치한 대사와 행동을 인내하며 봐야 한다. (특히 “통역은 신성한거다” 부분은 어우야…) 어지간히 손발을 펴기가 힘들었는데, 이거 아동용 영환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동물학대에 관한 부분은 꽤나 심도있게 다루는 거 보면 또 아동용은 아닌 것 같아서 이래저래 아리송하다. 





설국열차 때와 마찬가지로, 과도하게 익살스러운 서양인 캐릭터가 이번에도 등장한다. (그것도 남녀 두 명이나) 때문에, 이번에도 몰입을 하기 정말 힘들었고, 중간중간 개그라고 추정되는 대사도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데자뷰가 발생한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웃어줘야 하는 건지 영화를 보는 내내 진땀이다.




연출과 편집 역시 강약조절에 실패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템포가 너무 늘어져서 지루하거나, 반박자 빨라서 내 감정이 채 올라오기도 전에 마무리되기도 한다.




옥자에서 결정적으로 실망했던 장면. 스티븐 연의 재등장 씬이다. 스티븐 연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시점에, 예측한 바로 그 자리에 다시 등장해 주신다. 이젠 감동이고 뭐고 ‘설마’ 했던 내가 더 당황스럽다. (어릴 적 만화에서나 보던 클리셰 그대로다. 친했던 두 명의 주인공이 서로 싸워서 잠깐 틀어지다가, 한 명이 위기에 빠졌을 때 나머지 한 명이 다시 짜잔, 하고 나타나서 구해주고는 다시 화해하는)



총평: ★★

영화가 전체적으로 노잼이다. 키 큰 허우대가 허우적 허우적 열심히 춤을 추지만 어딘가 엉성한 것처럼. 봉준호가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려는 의도는 잘 알겠다. 그러나 영화는 어디까지나 재미부터 보장되어야 한다. 영화가 재미없는데 굳이 “세계적이니까, 교훈을 주니까, 이런 고발적 영화도 필요한 법이지” 같은 평론가적 정신승리는 싫다. 상업영화라면 일단 재미부터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영화 옥자의 최종적인 결론은, 적어도 내게 봉준호란 이름값 패널티는 더이상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가 됐다. 설국열차에서 ‘의심’이었다면, 옥자에선 ‘확신’이다. 이젠 봉준호 타이틀을 건 영화는 무조건적으로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거장 감독들이 해외투자자나, 칸, 헐리웃 등을 의식해서 서양인 캐릭터를 넣고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게 나는 너무 싫다. 한국감독은 늘 하던 데로 한국스러운 한국영화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한국스러운게 가장 세계적인 거다.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를 어디서 봤나 하고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딱 2015년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를 다시보는 느낌이다. 뭔가 스케일은 커 보이는데, 막상 짜임새는 헐렁한. 그래도 꾸역꾸역 보긴 했다. 


마지막으로, 옥자 관람 후 당분간 고기 섭취는 꺼려질 것 같다. 옥자의 영향으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속이 좀 울렁거려서.



넷플릭스에 대한 푸념

영상 화질이 고화질이면 고화질, 저화질이면 저화질로 딱 고정되면 좋겠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영화가 저화질이 되는 건 못 참는다. 넷플릭스가 인터넷 환경에 따라 화질이 저절로 변하게 만들었다는 건 나도 잘 알지만, 다른 인터넷 무비 플레이어들은 고화질로 설정해두면, 끊김없이 고화질만 나올만큼 내 인터넷 회선은 안정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릭스의 무비 플레이어는 역대 모든 무비 플레이어 중 가장 최악이다. 그리고 방향키로 시간을 되돌리면 영상이 저절로 일시중지 되는 것 또한 최악이다. 그리고 명도가 너무 낮아 어두운 장면에서 형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명도조절 기능만이라도 추가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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